
김경수 진주교대 한국지질유산연구소장(과학교육과 교수)와 임종덕 국립문화재연구소 복원기술연구실장 공동연구팀은 미국, 중국 연구팀과 공동으로 진주 정촌면 뿌리일반산업단지 조성공사구역의 1억 1000만 년 전 중생대 백악기 지층(진주층)에서 초소형 육식 수각류 공룡의 발바닥 피부 흔적화석을 발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14일자에 발표됐다.
이번에 발표된 발자국 화석은 5개의 발자국 중 네 개는 걸음걸이가 그대로 남은 ‘보행렬’ 화석으로,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만 발견된 초소형 육식 수각류 공룡인 ‘미니사우리푸스’의 발자국으로 밝혀졌다. 미니사우리푸스는 발자국 평균 길이가 2.4cm로, 몸 길이는 닭보다 작은 최대 28.4cm 정도로 추정된다. 보폭은 발 길이의 약 10배 정도로, 시속 8.19~9.27km의 빠른 속도로 달렸던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는 1억 년 전 지층에서 주로 발견됐는데, 이번에 1억 1000만 년 전 지층에서 처음 발견됐다.
이번 화석은 가장 완벽한 발자국 화석으로, 발바닥 피부까지 완벽하게 남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보행렬을 이루는 4개의 발자국 모두 피부가 남아 있으며, 표면에 지름 0.5mm 미만의 아주 작은 돌기가 가득하다. 공룡의 ‘지문’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셈이다. 연구팀은 “초식, 육식공룡의 발자국 화석에서 피부가 일부 발견된 적은 기존에도 많았지만, 발자국 전체의 피부가 선명히 남은 것은 매우 희귀한 사례”라고 말했다.

완벽한 화석을 낳은 환경도 연구 주제다. 논문의 제1저자로 연구를 주도한 김경수 교수는 “진주층이 매우 풍부하고 다양한 발자국 화석들의 보고라는 것을 진주혁신도시 발자국 화석산지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뿌리산단 화석산지에는 빗방울 흔적이나 물결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화석이 여럿 발견돼 있다.
이번에 화석이 발견된 진주 정촌 뿌리일반산단에는 세계 최대 밀집도를 자랑하는 공룡 발자국 화석산지가 있다(본보 1월 28일 보도 '진주서 발견된 세계 최대급 공룡발자국 화석지 사라지나'). 하지만 이 화석산지는 현재 조사가 끝난 뒤 산단 조성공사로 사라질 위기에 빠져 있다.
